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 현상
스포츠는 국가와 인종, 종교, 세대를 떠나 모든 사람에게 거부감 없이 침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서로가 언어는 달라도 축구공이나 농구공만 있다면 각국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함께 축구와 농구를 즐길 수 있다. 이는 스포츠가 세계 어디에서나 거리낌 없이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예로 삼성의 영국 프로축구팀인 첼시 유니폼 스폰서십 활동, 현대자동차의 FIFA월드컵 후원사 활동, LG의 독일 프로축구팀 레버쿠젠 후원사활동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스포츠 시장은 글로벌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독특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스포츠 시장은 소득수준 및 여가 시간의 증가에 따라 1990년대 후반부터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소비자의 차별적인 욕구에 따라 다양하게 개발되어 왔다. 더욱이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스포츠 수요에 부응하는 시장세분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서 다양한 스포츠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는 유아스포츠, 실버스포츠 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신세대를 위한 암벽등반, 산악자전거 등의 X-게임, 장년층을 위한 시니어게임, 다양한 자연친화적 스포츠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스포츠와 관광, 전자통신, 기계 등의 분야가 상호 결합된 스포츠 융합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국내 스포츠 시장은 소규모였으며, 지역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1998년 박세리의 미국 LPGA 우승은 국내 스포츠 마케팅에 새로운 전기가 되었다. 박세리가 우승했다는 사실보다는 박세리의 우승으로 스포츠 산업의 실질적인 최종수요자인 팬들이 스포츠 산업 또는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었다.
스포츠의 글로벌화 현상은 각국의 스포츠가 함께 소비되는 것, 각국의 스포츠에 다른 나라 선수나 감독· 코치 등 경기 인력이 이동하는 것, 스포츠 사업에 투자되는 자본이 종교 · 민족·국가 등에 관계없이 이동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스포츠 글로벌화는 지역주의나 민족주의의 저항을 받고 있지만 상품 시장의 세계화나 자본의 세계적 이동이 스포츠를 글로벌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스포츠의 글로벌화도 진행될 수밖에 없다.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가 진전될수록 스포츠의 부가가치가 증대되며 특정 유명 대회나 스타 선수의 미디어가치가 함께 증대된다. 따라서 글로벌화한 스포츠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지원이 높아짐은 물론이고, 높아진 관심 때문에 개인 소비자가 지출하게 되는 규모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스포츠 시장 글로벌화에 따라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은 다른 나라의 스포츠산업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아울러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는 스포츠 산업에 더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미 프로아이스하키는 한국, 중국, 일본이 합쳐서 단일 아시아 리그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각국에서 비인기 종목으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간 경쟁의식까지 가미되어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을 끌면서 리그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미래에는 한·중·일의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리그가 단일 리그로 합쳐져 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장보다 훨씬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에 따른 경쟁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그동안 묵인해 왔던 국내 스포츠계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부각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스포츠 선수의 권리 신장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 리그에서도 신인 드래프트(rookie draft)제도를 포함해 웨이버 규정(waiverrules), 샐러리 캡, FA 선수보상제도 등이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반면 스포츠용품업은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로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장 경쟁력 역시 악화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 용품 시장은 내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선진국과 극심한 경쟁에 놓여 있다. 스포츠 용품은 대부분이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는 타국에 비해 비교적 값싼 노동력이 있어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1990년대 이후 국내 노동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스포츠용품 업계는 갈수록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게 되었다.
반면에 글로벌화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국제적인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나 스포츠단체를 상대로 스포츠 스폰서십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데, 아디다스는 FIFA월드컵대회에, 나이키는 각 국가의 대표팀 스폰서십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시장을 겨냥한 해외 스포츠 마케팅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점차 시장을 잠식해 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스포츠서비스업 분야에서 IMG와 같은 외국의 대형 스포츠에이전시 기업이 국내로 진출하고 있다. 이는 우수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성공적이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유치 및 개최하는 등 에이전트 시장으로서 우리나라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종목별 프로 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대부분이 해외 에이전트 소속인 반면에 우리나라 선수와 감독이 해외에 진출하고 있음에도, 국내 에이전트 소속인 경우는 극히 일부다.
최근 들어 전통적 경기 중심의 스포츠 활동에서 생활 스포츠로 직접 참여하는 종목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사회적인 경향에 맞는 신종 스포츠가 개발 또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스포츠가 주류 대중문화로서 건강 및 여가문화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스포츠 산업이 향후 글로벌화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기본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즉, 소비자와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자연적으로 스포츠 산업 시장이 글로벌화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에서도 스포츠 산업의 진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 및 지원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필요성을 느끼고 「스포츠산업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이미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 선진국을 따라잡고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 스포츠 산업을 정립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기도 하다.
다양한 이유로 각계각층의 스포츠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고,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스포츠의 특성과 보편성은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스포츠와 융합이 매우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융합이 가속적이기 때문에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는 더욱 확대되고 성장할 것이다.
참조 : 스포츠, 미디어, 기업의 3각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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