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덤의 유래 및 효과
침체에 빠진 K리그에 박주영 선수가 데뷔하자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소속팀인 FC서울은 관중 수입의 증가 외에도 43억 원의 광고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또한 이승엽 선수가 일본의 자바 롯데로 이적하였을 때에는 다섯 게임 만에 관중이 76% 증가하여 9,400만 엔(약 10억 3,400만 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이처럼 스타는 산업의 경제적 성장을 촉진시키는 촉매제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요소임과 동시에,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사회 문화적 요소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러셀(Russell)은 스타 선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이상적인 사회상을 제공한다. 즉, 스포츠 스타를 닮으려고 흉내 내는 사람들이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향해 노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보상적 기능’으로, 사람들은 스포츠 스타를 통해 대리만족감과 자신감을 얻는다. 셋째, 유대감을 형성하여 현대인의 고독과 자아 상실감을 극복할 동기를 부여한다. 즉, 팬클럽 등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에 공감대를 이루어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촉진시키는 것이 그 예이다. 넷째, 건강한 생활을 제공한다. 일례로 일반인들이 직접적인 신체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그것이다. 다섯째, 경제적 기능으로 거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는다.
최초의 스타는 1910년대 미국과 유럽의 영화 매체에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스타는 영화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작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 및 흥행까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 문화에 있어서 스타를 활용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 되었다.
스타덤 현상이 확산된 이유는 문화 상품이 일반적인 생산물에 비해 수요의 불확실성이 대단히 높다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문화 산업에서는 특정한 문화 상품을 고정적으로 구매하려는 수요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즉, 스타덤 현상이란 문화의 생산자가 수요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전략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기와 명성을 가진 인물들을 적극 활용하며 시작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타는 비단 영화뿐 아니라 방송, 스포츠, 광고,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에서 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나 방송에서는 작가나 감독이 스타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를 쓰거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스포츠 팀에서는 스타 선수 위주로 전략 전술이 조정되기도 한다.
선수 마케팅
연예계의 스타 마케팅이 스타 시스템의 주요 기법으로 자리 잡고 있듯이 스포츠에서도 스타 선수 마케팅이 핵심적인 전략이 되고 있다. 스타 선수 마케팅은 가능성 있는 선수를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육성·관리하는 매니지먼트는 물론 선수가 지니는 기량 및 이미지 등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NBA의 커미셔너인 데이비드 스턴은 공식적으로 스타 마케팅을 리그의 성공을 위한 핵심 사항으로 강조하고 각 팀마다 스타 선수를 육성할 것을 장려해 왔다. 스타 선수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관중 수입 및 부대 수입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의 스폰서 계약 고려 시 스타 선수 보유 여부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또한 스포츠의 세계화 추세로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활발해짐에 따라 거액의 임대 혹은 이적료 시장까지 형성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스타 선수들은 희소가치를 지니며 팀 간의 경쟁, 스폰서 기업들의 경쟁 및 방송사의 경쟁 속에서 거액의 연봉과 다양한 광고 수입을 올리고, 사회적 신분을 향상시키고 있다.
스타의 활용도를 중요하게 인지한 일부 팀들은 스타 선수들을 최대한 끌어 모으려고 한다. 야구의 뉴욕 양키스나, 축구의 레알 마드리드, 배구의 삼성 등이 좋은 예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스타 군단 팀들이 생각보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거나 인기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른 팀들과의 경쟁 균형이 지나치게 무너질 경우 흥미가 반감되고 실망감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 또한 지닌 것이 스포츠 세계의 묘한 마력인 듯하다.
선수 인도스먼트
기업들이 스타 선수들과 맺는 개인 스폰서 계약인 인도스먼트는 스타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 성장해 왔다. 마이클 조던이 게토레이 광고에 등장하면서 기존의 포카리스웨트가 주도하던 시장을 뒤집은 사례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인도스먼트의 광고 효과는 유명인사를 내세운 광고의 효과와 흡사하다. 즉, 팬들은 자신이 추종하는 선수와 닮아가고 싶은 욕구로 인하여 그 선수가 광고하는 제품을 사용하려 한다.
스타 선수를 광고에 사용할 경우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이들이 지니는 매력과 전문성을 통해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제품을 접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이를 광고했던 선수를 연상하게 되고, 이 선수가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해당 제품에 대해 비슷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뷰익 자동차가 타이거 우즈를 모델로 기용함으로써 ‘보수적이면서 노인층이 타는 차’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젊고 강인한 최고의 이미지로 개선하려 했던 전략이 좋은 예이다. 이처럼 스타 선수의 이미지를 활용하면 제품이나 브랜드의 목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용이해진다.
일반적으로 인도스먼트 광고의 경우에는 스타와 제품 간의 이미지 적합도가 중요하다. 그것은 스타 선수의 긍정적이고 특징적인 이미지가 제품이나 브랜드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박찬호 선수의 강속구와 컴퓨터 제품의 빠른 속도를 연계시킨 광고나, 화려한 용모의 마리아 샤라포바를 카메라 광고에 사용한 것이 좋은 효과를 본 예라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부상이나 사적인 물의를 일으켜 스타 선수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게 될 경우 제품이나 브랜드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NBA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는 최고의 기량과 스타성에도 불구하고 성추행 혐의로 이미지가 실추된 바 있는데, 후원사였던 맥도날드는 자사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그와의 계약을 종료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또 다른 중요한 분야가 선수 매니지먼트이다. 특히 에이전트는 전문 대리인들이 선수들의 연봉 계약은 물론 스폰서의 유치에서부터 각종 법률 및 재정적인 문제까지 관여를 하고 있다. 복싱 영웅 알리와 타이슨에게는 세계적인 프로모터 돈 킹이 있었고, 축구 스타 호나우두는 헤이나우두 피타와 알렉산드르 마르틴스라는 두 명의 에이전트 덕분에 유명 선수가 되어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이처럼 선수가 우수한 기량을 발휘하고 자신의 이미지가 노출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매니지먼트를 통해 잠재력 있는 선수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프로모션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능은 소속 구단 및 리그 에이전트, 스폰서 기업 등이 주체적으로 행하게 되며, 이때 언론매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스포츠 스폰서십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은 선수 인도스먼트와 스포츠 이벤트 스폰서십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선수 인도스먼트와 스포츠 스폰서십을 동시에 사용한다면 강력한 원투 펀치 마케팅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동시에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만한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다. 마케터는 각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적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낮은 위험도를 가지면서도 소비자와 고객에게 좀 더 광범위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벤트 스폰서십이 권장되고 있다. 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제품의 런칭 기간 등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단기간에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선수 인도스먼트가 효과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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